매일 곁에 있어도, 고양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픔을 잘 숨기는 동물입니다.
특히 7살, 8살이 넘어가며 '노령묘'의 문턱에 들어선 아이와 함께라면, "우리 아이는 아직 건강해"라는 믿음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작은 걱정이 자리 잡고 있죠.
그 걱정의 중심에 있는 무서운 질병이 바로 고양이 신부전입니다.
'침묵의 병'이라는 별명처럼, 증상이 뚜렷해졌을 땐 이미 신장 기능이 70% 이상 손상되었을 수 있기에...
오늘, 우리 아이가 보내는 아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초기 신호'들을 절대 놓치지 않도록, 집사님이 꼭 알아야 할 고양이 신부전 증상들을 자세히 짚어 드릴게요.
1. 왜 '침묵의 병'이라고 불릴까요?
고양이 신부전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의 신장(콩팥)은 예비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전체 기능의 70% 이상이 망가질 때까지도 겉으로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는 속으로 힘들어도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이 밥 먹고, 잠자고, 그루밍을 하죠.
그래서 집사님이 "어? 요즘 좀 이상한데?"라고 느꼈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신부전 3기' 혹은 '4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장이 보내는 단 하나의 결정적인 초기 신호가 있습니다.
2. [가장 중요] 절대 놓치면 안 될 초기 신호: '다음다뇨 (多飮多尿)'
고양이 신부전 증상 중 집사님이 유일하게 초기에 감지할 수 있는 신호, 바로 '다음다뇨'입니다.
다음 (多飮): 물을 평소보다 '눈에 띄게' 많이 마십니다.
다뇨 (多尿): 소변을 평소보다 '눈에 띄게' 많이 쌉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저하됩니다. 몸에 필요한 수분까지 그대로 소변으로 빠져나가 버리는 것이죠.
이 때문에 아이는 심한 갈증(탈수)을 느끼고, 그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체크리스트]
물그릇이 평소보다 유난히 자주 비어있나요?
정수기 물을 보충하는 주기가 빨라졌나요?
화장실 '감자(소변 덩어리)'의 크기가 예전보다 훨씬 커지고, 개수도 많아졌나요?
심지어 싱크대나 화장실 바닥의 물까지 핥아 먹으려 하나요?
"물을 많이 마시니 건강하다"고 오해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노령묘의 음수량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가장 강력한 적신호입니다.
3. 이미 늦었을 수 있는 '중기·말기' 증상들
'다음다뇨' 시기를 놓치고 병이 더 진행되면, 몸 안에 '요독'이 쌓이면서 전신에 걸쳐 뚜렷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① 체중 감소 및 식욕 부진
몸에 독소가 쌓이니 속이 메스껍고 아파서 밥을 잘 먹지 못합니다. (요독증)
"사료 냄새만 맡고 돌아선다", "평소 좋아하던 간식도 거부한다"면 심각한 상태입니다.
또한,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잘 먹는 것처럼 보여도 살이 빠지고, 등뼈가 만져지기 시작합니다.
② 잦은 구토
요독이 위를 자극해 구토를 유발합니다. 처음에는 투명한 위액이나 거품토를 하다가, 나중에는 사료토, 혹은 피가 섞인 토를 하기도 합니다.
③ 심한 구취 (입 냄새)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 혹은 '지린내(소변 냄새)'가 난다면 요독증이 심하다는 신호입니다.
④ 기력 저하 및 창백한 잇몸
신장은 피를 만드는 호르몬(EPO)도 분비합니다. 신장이 망가지면 빈혈이 생겨 잇몸이나 혓바닥이 하얗거나 연분홍색으로 변합니다. 아이는 힘이 없어 잠만 자려고 하고, '우다다'도 하지 않습니다.
⑤ 털 상태 악화
그루밍을 전혀 하지 않아 털이 푸석푸석하고 엉켜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이 보인다면, 정말 단 하루도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 신부전은 완치가 없는 병입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관리'에 들어간다면,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고 소중한 시간을 훨씬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병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지금, '설마 우리 아이도?' 하는 마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의심'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특히 7살 이상의 고양이라면, 아무 증상이 없어도 1년에 1~2회 정기적인 '건강검진'(혈액검사, SDMA 검사, 소변검사)이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만약 오늘 짚어드린 '다음다뇨'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며칠 더 지켜보자"가 아니라, "내일 당장 검사하자"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이 건강검진은 언제 마지막으로 하셨나요? 혹은 신부전으로 고생했던 경험이나, 집사님들만의 음수량 체크 팁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서로의 정보가 모여 소중한 생명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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